사고로 지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은 한 소년이 자신을 길러준 여인을 살해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들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이웃들 틈에서 또 다른 이웃의 모습으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이다. 이웃들도 눈여겨보지 않을 만큼 조용하고 단출한 가족. 그러나 누구도 알지 못하는 두 사람의 잔인한 비밀이 소년의 잠든 기억 아래 오롯이 살아 있었는데.
열아홉, 소년은 스스로 ‘살인’이라는 죄를 짊어진 채 성인이 되어가는 문턱에서 십대의 마지막 겨울을 보낸다. 잃어버린 기억, 살인, 피와 폭력이 새하얀 눈발과 함께 휘몰아치던 그 겨울. 거친 계절은 소년에게 오로지 힘든 시간만은 아니었다. 첫사랑의 추억과 우정이 그를 구원해 주었던 잊을 수 없는 계절이기도 했으므로.
우정으로 뭉친 두 사람의 공모자와 함께 소년은 살인을 은폐하려고 하지만 위기에 봉착하고. 뜻밖에 등장한 또 다른 공모자로 인해 소년의 살인은 점차 가능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조금 더 피 튀기는, 조금 더 기괴한, 조금 더 꼬인, 조금 더 잔인한 성장통. 이 하드보일드한 성장기를 겪은 소년의 마지막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