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소설을 볼 때 주인공을 중심으로 몇 가지의 갈등관계가 조성되어 있는지 분석해보자. 꽤 필연적으로 주인공은 자신과 제일 가까운 사람과 갈등을 한다. 같은 목적을 가진(같은 적을 가진) 같은 편이라고 해도 말이다.
이것은 주인공에게 여러 가지 걸림돌을 만들어주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기도 한데, 그러니까 주인공에게 ‘네가 갈 길은 참으로 멀고 험난하단다. 네 편과 한 마음이 되는 일도 그리 만만치가 않아.’임을 명확하게 해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내부의 적을 하나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것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스토리를 풍부하게 해주기 위함이다. 동시에 주인공을 좀 더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다. 내부의 갈등관계를 조장하고 첨예하게 대립시킨 후에 스토리의 말미에서 해소를 시키면 그 자체가 또한 서브플롯이 된다.
같은 선의 입장에 선 인물들끼리도 끊임없이 의견이 충돌하고 갈등을 한다. 공통의 목적을 이루는 데에도 사람마다 해결 방식과 가치관은 언제나 다르니까. 회사의 악마 같은 상사를 대하는 방법은 직원들의 성향과 스타일에 따라 모두 다를 것이다. 친한 척 굽신거리며 언제나 뒤통수를 노리고 있는 한 명, 상사의 커피에 몰래 침을 뱉는 한 명, 상사 뒷담화를 하며 동료들을 선동하는 한 명. 갈등관계는 인물 즉, 캐릭터를 노출하고 효과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