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소설가 김영하 씨의 강연 영상을 보게 되었다.
강연 주제는 소설가의 독서 습관. 그러나 그의 강연 주제와는 별개로 그의 이야기 속에서 특별히 짚어내고 싶은 것은 바로 ‘주인공의 약점’.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때 독자들은 소설 속 인물에 대해 감정을 이입하고 완벽하지 않은 주인공으로부터 위안을 얻거나 위로를 받는다는 것이 그의 강연의 메시지였다.
그렇다. 주인공이 독자들보다 성숙하고 완벽한 인물이라면 그로부터 무슨 매력을 느끼겠는가 말이다. 생각해보자. 이미 깨달음을 얻었거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자는 언제나 주인공의 옆에 있었을 뿐이라는 것을. 그들은 주인공이 아니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결여’된 인물로부터 이야기를 써나갈 수가 있다. ‘결여’ 그 자체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완벽하지 않음으로부터 비롯된 실수와 시행착오를 겪는 것. 우리들이 매일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할 때마다 경험하는 것이다. 다만 즐거운 결말을 기대하는 소설을 원한다면, 완벽하지 않은 우리의 주인공을 ‘성숙’하게 하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의 삶은 비루하고 지루하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음 그 자체라 할지라도 소설 속의 그 누군가는 그와 같은 굴레를 벗어나는 현명함을 발현하기를 독자들은 바랄 것이다. 아직 손끝에 닿지 않은 밝은 미래에 대한 믿음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작가가 이뤄낼 수 있는 일종의 기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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