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존재들이 인간의 일에 관여하거나 개입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애니미즘을 모든 종류의 사건과 사물에 정령이나 영혼이 내재하고 있는 원시종교의 한 형태로 본 타일러의 이론은, 세계 각 민족의 종교사상을 설명하는 데 그 적합성이 결여될 뿐만 아니라, 그 논리적 구성이 한국의 종교현상과 질서정연하게 대응되지 않는다. 그는 영혼과 정령의 관념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고, 생령·사령(死靈)·정령이 어떠한 선후관계가 존재하는 지를 밝히지 못했다.
한국의 영혼숭배사상은 오래된 원시종교현상의 한 잔존물이라기보다는 사회체계·상징체계가 관련되어 있는 문화의 한 요소이다. 영(靈)이란 신(神)·혼(魂)·귀(鬼)의 총칭으로 쓰이는 말이므로 신령·혼령·귀령 등으로 구분되기도 하나, 포괄적인 토착개념으로는 신령(神靈)으로 불렸다. 신·귀·혼의 범주는 지역·의례·종교마다 다르게 변형되었으며, 귀신·신위·영혼·영신·혼백·잡귀·요귀 등으로 세분화되기도 한다. 영의 표상은 비물질적인 것으로 사물에 원초적으로 내재하거나 인간과 관계없이 외부에서 깃들기도 한다. 개인의 꿈이나 일상생활속에서 인격화되어 현실화되기도 하며, 이동이 자유로워서 쉽게 파악할 수 없는 것이 그 특징이다. 영의 개념은 표면적으로는 뚜렷하게 형상화되지 않고, 사물과 비사물,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에 융합되어 있다. 신령군(神靈群)에는 인격화 과정이 존재하고, 신통이 분화되어 있다. 한편 분화된 영의 하위범주인 신·귀·혼은 그것을 매개하는 유형·무형의 형태에다 상징이 개입됨으로써 다양하게 인지되었다.
신앙대상은 돌무더기·곡식·나무·산·토지·강·해·달·별·암석·동물·식물 등과 같이 다양하며, 일정한 공간에 다신다령(多神多靈)이 집합·분화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 색인 : 민간신앙). 주요한 신령으로는 옥황상제와 같이 우주를 관장하는 신, 집안 내에 조령(祖靈)·성주·용왕·허주·업·문신·축신 등의 가택신, 서낭·산신·골매기 등과 같이 지역마다 존재하는 다양한 동신(洞神), 용왕이나 곡령신과 같은 생업수호신, 삼신과 같은 산육신(産育神) 등이 있다. 이러한 신에 대해서 계절적 주기에 따라서 세시의례를 주기적으로 행했다. 신령관은 민속종교나 일반종교의 신관과 융합되어 있었으며, 신령구조는 어느 정도 위계적이며 선과 악의 범주가 개입되기도 한다.
[참조]한국 브리태니커 온라인
[락지 기획팀 연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