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의 민속신앙. 부두교는 프랑스 식민지 시대부터 내려온 로마 가톨릭의 제의적 요소, 요루바·폰·콩고 출신의 노예들과 아프리카의 다른 민족들이 아이티에 가지고 들어온 아프리카의 신학적 요소, 주술적 요소가 혼합된 것이다. 부두는 베냉(과거에는 다호메이)의 폰족 언어 중에 신이나 정령을 의미하는 보둔(vodun)에서 유래한 말이다.
부두교 신자들은 초월적인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지만, 실제로는 로아(loa)라고 불리는 수많은 정령을 믿고 있다. 로아는 지역신, 아프리카 신, 신격화된 조상, 가톨릭의 성인 등을 의미한다. 그들은 로아가 제사를 요구하며 이를 통해 개인이나 가족과 관계를 맺는다고 믿는다. 부두교의 종교의식 때는 수많은 신도가 집회장소인 누추한 신전에 모이는데, 이곳에서 사제 혹은 여사제가 노래, 북치기, 춤, 기도, 음식 준비, 동물의 희생 제사를 포함한 의식을 집전한다. 부두교의 사제인 호운간(houngan)과 여사제인 맘보(mambo)는 조언자, 치유자 및 마법이나 마술로부터 보호해주는 노련한 보호자의 역할도 한다.
부두교 신자들은 로아를 돕는 자, 보호자, 인도자로 생각한다. 로아는 예배중 신도를 황홀경으로 사로잡음으로써 그와 교통하며, 신도는 황홀경 속에서 먹고 마시고 관습적인 춤을 추며, 초자연적인 영감을 받아 사람들에게 충고하고 병자를 치유하며 특별한 몸짓을 한다. 이러한 행동은 황홀경에 몰입한 신도들 안에 로아가 육화(肉化)했음을 나타낸다. 아이티의 여러 도시 사람들은 상반되는 2부류의 로아를 믿는데, 하나는 라다(Rada) 로아라고 불리는 지혜롭고 자애로운 정령들이고, 다른 하나는 페트로(Petro) 로아라고 불리는 거칠고 무자비한 정령들이다. 페트로 정령들을 불러낼 때는 라다 정령들을 불러낼 때보다 더 격렬하고 난폭한 의식을 치른다.
부두교에서 큰 화젯거리가 되는 독특한 존재는 좀비(zombi)이다. 부두교 신자들은 좀비를 주술적 목적에 이용되는 죽은 사람의 떠도는 영혼으로 간주하거나, 주술적 방법으로 무덤에서 부활하여 일종의 의지력 없는 기계처럼 들판에서 농사일을 하는 데 이용되는 시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어떤 부두교 사제들은 희생제물의 피부에 특수한 독약을 투입하여 여러 시간 동안 신체적 마비상태에 빠지게 함으로써 '좀비'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수십 년 동안 아이티의 로마 가톨릭 교회는 부두교를 배척했고 심지어 부두교 신자들에 대한 박해를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적어도 아이티 주민의 80%가 부두교 신자이기 때문에, 20세기말에 이르러 가톨릭 교회는 부두교와 공존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후퇴한 것처럼 보인다.
[참조]한국 브리태니커 온라인
[락지 기획팀 연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