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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검 8장 - 레이피어 (Rapier) - ①
AD 樂지운영자  
Rapier. 16~17세기에 주로 사용된 길고, 얇고, 찌르는데 적합한 직선형의 칼날을 가진, 개인 전투용의 한손검이란 것이 보편적인 레이피어의 정의이다.


♣단어의 어원
15세기 중반 스페인에서 발달한 얇은 베고 찌르는 검인 에스파다 로페라(Espada ropera)가 있었다. 에스파다는 검이고 로페라는 robe, 의복을 말한다. 즉 평상복을 입었을때 휴대하는 검이라는 의미. 로페라가 아니라 라스파르(raspar)라는 설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스크래치를 낸다는 뜻이다.
1470년대 프랑스에서는 길고 가느다란 무기는 전부 la rapière라고 싸잡아 불렀다. 프랑스어의 에페 라피에르(Espée Rapiere)는 에스파다 로페라가 프랑스로 건너가서 된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프랑스어의 에페는 검, 라피에르는 찌르기를 뜻하니 찌르는 검이라는 말이다.
1540년대 독일에서는 Rappier나 Rapir라는 용어가 등장하며, 영국에서는 1530년대 경부터 찌르는 무기로서의 특징을 강조해 레이피어(Rapier)가 소개되었다는 것이 보편론이다.
 

근세 이탈리아에서는 striscia라는 말이 있었다. rasper, rappen, verdun 등등이 레이피어라는 단어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그밖에도 부지깽이라는 뜻의 raspiére, 라틴어의 Rapperia 등에서 왔다는 설도 있다.
영국의 경우에는 대체로 에스파다 로페라가 찌르는 이탈리아식 레이피어 검술을 거쳐서 레이피어가 됐다는게 중론인 듯 하다. 레이피어는 기존의 베고 찌르는 도검과 대조적으로 찌른다는 특성을 강조한 이름이 되겠다. 허나 한가지 기억해둘 것은 레이피어가 사용되던 당대에 영국에서는 검술 학원에 대해 규제가 심했고, 유럽 검술을 리드하는 것은 영국이 아닌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의 검객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당시에 영국을 제외한 유럽의 검객들은 이 검을 절대 레이피어라고 부르지 않았다! 자국어로 스파다(spada), 에스파다(espada), 에페(épée 또는 espée)라고 칭했다. 이 이름들은 그냥 '검'이라는 뜻이다. 1530~40년대 프랑스, 영국, 독일의 사료에서는 레이피어 급에 해당하는 도검을 "the Spannyshe sword", "Ensis Hispanis" 즉 스페인 검이라는 말로도 칭했다. 스페인에서 온 칼이라는 의미 이상이 없다.
사실 어느 시대건간에 자기 시대에 도검을 특별한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가 글라디우스니 스파타니 롱소드니 레이피어니 샴쉬르니 카타나니... 하는 식으로 분류해서 붙이는 이름은, 사실 당시 사람들은 그냥 다들 '칼'이라고 부른 이름일 뿐이다. 전혀 특별한 이름이 아니다. 저런 명칭을 고유명사처럼 쓰는 것은 고대부터 근대까지의 다종다양한 무기를 동시에 놓고 비교하는 후대인들의 관점일 뿐이다.

♣레이피어의 성립
저 시대에 사용된 레이피어라고 부를만한 도검들은 끊임없이 슬금슬금 개량되고 변화되어 가는 과정의 산물들이다. 레이피어로 여길만한 도검들은 그 종류와 형태가 몹시 다양하다보니 추가적인 분류를 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서 19세기 큐레이터들은 sword-rapier나 cutting rapier라는 (역사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분류 용어를 쓰기도 했는데, 그냥 레이피어는 찌를 수만 있는 경우, 소드-레이피어는 벨 수도 있는 레이피어로 분류했었다. 현대의 르네상스 검술 연구가들은 동 시대의 도검 중에서 베는 능력이 떨어지는(가능하지만 낮은) 것까지는 레이피어로, 베고 찌르는데 모두 능한 경량화된 아밍 소드에 가까운 검을 cut-and-thrust sword라고 분류하기도 한다.
 

애초에 레이피어라는 분류에 포함되는 도검은 칼날의 길이, 날의 폭, 단면의 형태, 힐트의 디자인, 엣지의 유무 뿐만 아니라 검술의 유파, 국가/민족 문화적인 영향 등등에 따라 수많은 변형이 존재한다. 스페인식 검술인 데스트레자는 베는 기법 역시 충분히 강조했기 때문에 데스트레자 용의 레이피어는 베는 성능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 했고, 독특한 디에스트로 자세 때문에 손 전체를 가리는 커다란 컵가드를 가져야 했다. 반면 이탈리아식 레이피어는 낮은 자세로 깊게 찔러넣거나 런지하는 기법이 등장하면서 좀 더 길게 찌르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길다. 묘하게도 영국식 레이피어도 이탈리아식 만큼이나 기다란... 50인치를 넘는 대물이 종종 보인다. 각 마스터들 마다도 어떠한 검이 자신의 검술에 이상적인가에 대해 의견이 달랐다. 그렇기에 레이피어의 형태를 단언하는 것은 몹시 지난한 일이다.
어쨌든, 레이피어는 화기가 발달하던 시절에 갑옷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의 검투를 상정하고 만들어진 도검이다. 즉 전장에서 쓰는 것이 아니라 시민 개인이 평상시 휴대하는 호신용/결투용 도검이다. 물론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이 개인적으로 사서 쓸 수야 있겠지만... 전장에서 쓰는 군용이 아니라 민간용이라는 인상이 훨씬 강하다. 레이피어가 사용될 당시 군대에서는 더 두꺼운 검인 Side-sword나 브로드소드 같은 아밍 소드 체급을 주로 썼다.
 

레이피어의 등장은 단순히 클래시컬 펜싱의 등장에 의해 쨘 하고 갑작스레 나타난 것은 아니다. 도심 환경에서 개인의 호신을 위한 휴대용 무기의 개념은 이전부터 줄곧 존재해왔고, 이 분야에서 아밍 소드가 훌륭히 복무해오고 있었다. 레이피어는 그 아밍 소드를 개량해가면서 점차 가볍게, 좀 더 리치는 길게... 갑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도심지의 단독 전투나 결투라는 목표에 파고들면서, 도검의 형태에 적합한 새로운 방법론의 개발을 통해서 찌르는데에 심각하게 치중하는 검술을 점진적으로 연구해가면서 등장한다.
레이피어의 전성기 16세기부터 17세기 초까지 검술을 살펴보면 왼손에 뭔가를 들고 방어에 사용하는 일이 많았다. 쉽게 말하자면, 죽기 싫으면 뭐든지 하는 법 아니겠는가? 레이피어를 쓰는 경우는 죽기살기로 자기 목숨을 지키려는 상황이다. 검객은 뭐든지 방어에 도움 될 게 있으면 왼손에 들고 사용했다. 패링 대거 같은 보조용의 단검 뿐만 아니라 버클러, 모자, 망토, 웃도리, 맥주컵, 하다못해 의자다리라도 뽑아 쓸 수 있으면 썼다. 심지어 왼팔로 목이나 심장 같은 치명 부위를 막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레이피어 검술은 한손 검술인 만큼, 전력으로 한손에 집중하는 스타일의 검술이 아닌 이상 놀고 있는 왼손을 방어에 이용하면 득이면 득이지 실은 없다 할 수 있다.
때문에 레이피어 검술에서는 레이피어 하나만 쓰는게 아니라 레이피어 앤 대거 방식의 검술도 일반적이었고, 볼로네스 검술의 경우에는 장검 쌍검에 해당하는 컷 앤 쓰러스트 소드나 레이피어 두자루를 드는 검술도 가르쳤다.

[참고]
en.wikipedia.org/wiki/Rapier
www.thearma.org/Youth/rapieroutline.htm
hemaalliance.com/discussion
www.swordsandarmor.com
www.lutel-handicra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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