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현시로 생각되는 육체적·정신적 질병을 비의학적 수단으로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을 중시하고 배타적으로 강조하는 종교집단 또는 종교운동이다. 대개 이런 제의는 다음 3가지 유형 중 하나이다. 특정 신전이나 신성한 장소를 중심으로 하는 유형, 특정 조직체를 중심으로 하는 유형,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유형 등이다.
신성한 장소를 순례하거나 신성한 대상 앞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종교적 치유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 예로부터 치유와 치유제의는 샘물 및 수원지와 밀접히 연관되어왔다. 물은 여러 신화에서 생명의 근원으로서, 존재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으로서, 정화하는 것으로서 건강을 회복하는 가장 포괄적인 수단으로 여겨져왔다. 현대의 건강휴양소의 온천치료(광천수에서 목욕하는 것)에서처럼 고대에도 온천샘이나 광천샘은 병을 고치는 힘이 있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신석기·청동기 시대에 그런 샘물 장소를 예배했다는 증거가 서유럽 여러 곳에 있다(예를 들면 프랑스의 그리시·생소뵈르, 이탈리아의 포를리, 스위스의 장크트모리츠). 이런 제의가 행해진 모든 국가에는 치유전통이 샘과 연관되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유명한 신전은 테르모필라이와 아이데프세스 근처에 있었고, 고대 로마에서는 티부스에 있는 샘과 아콰이 아불라이의 뜨거운 유황 우물이 잘 알려져 있다. 중동에서는 헤로데가 자신의 중병을 치료하려고 했던 칼리르호에가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고대 이집트에서는 아스클레피우스(그리스의 치료의 신)에게 봉헌된 수많은 신전이 광천수와 인접한 곳에 있었다. 현현(顯現:신이나 신성한 존재의 현시)의 장소이거나 신이 거주한다고 믿어지던 이들 수원지 둘레에서 정교한 치유제의가 행해졌다. 이런 성소(聖所) 유형의 가장 유명한 예는 프랑스의 루르드에 있는데, 이곳은 1858년에 성모 마리아가 베르나데트 수비루에게 나타나 일련의 환상을 보여주었고, 병을 치유할 수 있는 기적적으로 넘쳐흐르는 시냇물을 지시했다고 한다. 유럽의 다른 물과 관련된 성소의 수많은 예는 마리아의 현현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예를 들면 이탈리아 스카파티에 있는 온천장의 마돈나 신전). 물과의 연관 때문에 여러 시내물과 우물은 세례 요한의 수태 축일에 치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졌다. 그러나 작은 지역의 물의 영(요정·물뱀 등)과 성인이나 신성한 자가 축복한 우물이나 시냇물은 자주 숭배되었고 그곳에 몸을 담그면 치료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가제의나 개인적인 예배장소였던 특정한 큰 강은 치유의 힘과 재난을 피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유프라테스 강(이라크), 아바나 강과 파르파르 강(시리아의 다마스쿠스), 요르단 강(이스라엘), 티베르 강(이탈리아), 나일 강(이집트), 갠지스, 줌나·사라바티 강(인도)에 몸을 완전히 담금으로써 병이 치유되고 죄악이 정화되고 미래의 무질서를 방지할 수 있다고 믿었음에 틀림없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특징들, 즉 비범한 자연적 특성, 현현의 장소, 신성한 사람의 출생이나 매장과 연관된 장소, 큰 국가의 경계표지들은 다른 여러 치유 성소들에 존재한다(예를 들면 신성한 나무, 돌, 산봉우리).
유럽 전체에 걸쳐 분포되어 있으면서 병자치유를 그들의 1차적인 기능으로 삼는 여러 수도회의 경우처럼(예를 들면 구호기사단, 아우구스티누스 수녀회, 성령 수도회, 소로리트 수도회) 치유는 특정 집단에게 위임되었다. 이 가운데는 특정 사제계층(예를 들면 아카드인의 아시푸 또는 칼루 사제들, 그리스의 아스클레피아드), 종교적 계급(예를 들면 인도의 브라만 집단, 벵갈의 바이댜 계급), 비밀집단(예를 들면 미국의 인디언들 중 미데위윔 유형의 집단:시아 인디언들 사이에서 이런 집단은 8계층으로 나뉨), 치유에 관한 지식을 신에게까지 소급시키는 치유자의 계보(5세기 이상 약초를 채집해왔던 웨일스의 미드바이의 의사들) 등이 있다.
이런 집단의 형태는 신전에서 사제가 의식을 집전하는 것, 그들의 소유물, 공적인 사제의 카리스마(초자연적인 능력)의 원천이 되는 신성한 특정 물건이나 유물의 취급과 연관되어 있다. 이들 사제는 치유의 신(그리스 종교에서 아스클레피우스·히기에이아)이나 치유의 성인(예를 들면 그리스도교에서 성 코스마스, 성 다미아누스)에게 바쳐진 신전에서 제의를 집전한다. 특히 신성한 집단에서 치유활동에 전념하는 경향은 훈련과정에서 나타나는데, 이 과정에서 치료기술, 특별한 장비와 도서들, 그런 기구를 유지하기 위한 경비 등 모든 것을 기존 종교공동체가 담당했다. 그러므로 여러 중요한 종교 지도자들은 의사(예를 들면 마니, 모세스 마이모니데스)였고, 동·서방에서 병원의 기원은 수도회와 연결되어 있다.
사제나 왕처럼 권능으로 치유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빈번하게 특정 개인이 특별한 은사나 거룩한 임무를 부여받음으로써 치유를 행한다고 믿어졌다. 그들은 신성한 사람이고 그 신성함은 곧 치유의 능력이 있음을 의미했다. 이 능력은 환상 속에서 계시되거나 추구되며, 개인이 그런 능력을 소유했음을 우연히 아는 경우도 있다. 거의 모든 종교 창시자, 성인, 예언자들은 자신의 신성함을 나타내기 위해 또는 신성함의 결과로서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모든 문화에는 전문가들이 있는데, 그들은 자신에게 치유하는 능력을 부여한 비법전수를 경험했다. 이들 개개인(예를 들면 샤먼·주술의·민간의사)은 특정 종교집단을 따라 존속하면서 문화적인 간격을 메우고, 상황이 요구할 때 자신들의 기능을 발휘했다. 어떤 사람들은 기존 종교의 전통 내에서 활동하면서 치유하는 일에 그들의 힘을 쏟았고(예를 들면 크론슈타트의 요한네스, 클로드비히 카를 빅토르, 퓌르스트 추 호헨로헤 실링스퓌르스트, 레슬 웨더헤드, 에드거 케이스, 오럴 로버츠 같은 19, 20세기의 잘 알려진 그리스도교 신앙 치유자들), 어떤 사람들은 치유에 초점을 맞춘 종교공동체를 자신들이 직접 창시했다(예를 들면 피니어스 P. 큄비와 신사상운동, 메리 베이커 에디와 크리스천 사이언스, 여러 아프리카 독립교회, 심령주의자들과 브라질의 카리브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할렐루야 운동).
[참조]한국 브리태니커 온라인
[락지 기획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