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못 전설 옛날 전북 옥구군 미면(米面) 지금의 미제지(米堤池)에 큰 부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욕심이 많고, 포악한 사람이었다. 하루는 중이 와서 시주를 권하자 그는 심술궂게 시주 대신 소의 똥을 잔뜩 자루에 담아주었다. 때마침 그 광경을 보던 부인이 몰래 중을 불러 쌀을 주면서 남편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중은 그 부인에게 부처님의 심부름으로 남편을 벌주기 위해서 왔다 하고 내일 아침 그 집을 피해 뒷산으로 달아나되 무슨 소리가 나도 뒤돌아보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이튿날 부인은 어린아이를 업고 뒷산으로 올라가던 중, 천지가 진동하는 소리가 나므로 금기(禁忌)를 어기고 뒤를 돌아보았더니 조금 전까지 있던 집은 간 곳이 없고 그곳에 물이 괴어 있었다. 여인은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어린아이와 함께 돌로 화하고 말았다 한다. 이후로부터 큰 부자집은 큰 못이 되어버렸다.
♣지귀설화(志鬼說話) 이 이야기의 제목을 [심화요탑]이라고도 한다. 신라 선덕여왕 때 활리역에 지귀(志鬼)라는 사람이 여왕을 사모하다가 미쳐버렸다. 어느 날 여왕이 분향을 위해 행차하는 길을 막다가 사람들에게 붙들린 지귀는 여왕의 배려로 여왕의 행차를 뒤따르게 되었다.
여왕이 절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는 동안 지귀는 탑 아래에서 지쳐 잠이 들고 만다. 기도를 마치고 나오던 여왕은 그 광경을 보고 금팔찌를 뽑아서 지귀의 가슴에 놓고 갔다. 잠에서 깬 지귀는 금팔찌를 보고서는 가슴이 타들어가 급기야 화신(火神)이 되고 만다. 지귀가 불귀신이 되어 온 세상에 떠돌아 다니자 사람들은 두려워 하게 되었다. 이에 선덕여왕이 백성들에게 주문을 지어 주어 대문에 붙이게 하니, 그 후 백성들은 화재를 면하게 되었다. 이 때 여왕이 지어주 주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귀의 마음의 불이 제 몸을 태워 불귀신이 되었으매 마땅히 창해 밖에 추방하여 이제 다시 돌보지 않겠노라."
[출전]박인량의 {수이전}에 실려 있다가 지금은 {대동운부군옥}에 실려 있는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