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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설화 16장 - "천지왕본풀이"
AD 樂지운영자  
<천지왕본풀이> 에 따르면, 태초의 세상은 하늘과 땅이 맞붙어 있고, 태양과 달이 없는 혼돈(chaos)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가 되자 하늘이 열리고, 을축년 을축월 을축일 을축시가 되자 땅이 열리면서 그 사이에 금이 생겼습니다.
금이 벌어지면서 산이 솟고 물이 흘렀고, 하늘과 땅의 경계가 생겨났습니다.
하늘에서 청이슬이 내리고, 땅에서 흑이슬이 솟아 서로 합쳐지면서 만물이 생겨났고,
천황닭이 목을 들고 지황닭이 날개를 치고 인황닭이 꼬리를 치니 갑을동방에서 동이 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때 하늘의 옥황상제 천지왕(이 분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이 해와 달을 2개씩 내보내면서 천지가 개벽했지만, 아직 혼란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천지왕은 좋은 꿈을 꾸고 지상으로 내려와 총명부인이라는 여인을 배필로 맞이하려 했습니다.

아마도 그 좋은 꿈은 '총명부인과 결혼을 하면 뛰어난 자식을 얻을 것이다' 이런 꿈이였던 모양입니다.
가난했던 총명부인은 천지왕을 대접하기 위해 부자였던 수명장자라는 사람에게 쌀을 꾸러 갔는데, 이 사람이 쌀에 돌을 섞어서 주었다고 합니다.
천지왕은 곧 수명장자의 악행을 전해 들었고, 그의 집을 불태워 벌을 주었습니다.
천지왕이 하늘로 다시 올라갈 때, 총명부인이 '자식을 낳으면 이름은 어찌합니까'라고 묻기에
아들을 낳거든 '대별왕' '소별왕', 딸을 낳거든 '대월왕' '소월왕'이라고 지으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박씨 세 개를 주며 자식들이 자신을 찾으면 이것을 심도록 하라 했습니다.
그 후 총명부인은 두 아들을 낳았고, 그들이 장성하여 아버지를 찾자 천지왕의 말대로 박씨 세 개를 주어 심게 했습니다.
그것을 심자 덩굴이 돋아 하늘까지 뻗었고, 두 형제는 그걸 타고 하늘로 올라가 아버지를 만나는데 성공했습니다.

자식들을 만난 천지왕은 형인 대별왕에게 이승을, 동생인 소별왕에게 저승을 다스리게 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이승을 다스리고 싶다는 욕심이 들어 형에게 말하길, "내기를 해서 이기는 사람이 이승을 다스리기로 합시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수수께끼 내기에서 동생은 형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다시 동생이, '서천 꽃밭에 꽃을 심어 더 잘 키우는 사람이 이기는 걸로 하자' 했지만
동생에겐 참으로 야속하게도 동생의 꽃은 시들었지만, 형의 꽃은 보란 듯이 잘 자랐습니다.
그러자 동생은 꾀를 내어 형에게 피곤하니 잠을 자자고 하고는, 형이 잠들자 그 꽃을 자신의 꽃과 바꿔버렸습니다.

잠에서 깬 형은 자신이 동생에게 속은 것을 알았지만, 패배를 인정하고 저승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대인배라 아니할 수 없죠
그런데 동생이 와서 보니, 이승의 상황은 그야말로 엄청난 시궁창혼란이었습니다.
해랑 달이 두 개씩 있다 보니 낮에는 땅이 온통 타 들어가고, 밤에는 온통 얼어붙어 생명이 살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초목이나 짐승까지 모두 말을 하였고 인간 세상에는 불화나 간음과 같은 각종 부도덕한 행동들이 줄지어 일어났습니다.
게다가 사람과 귀신의 구분 역시 모호하여 '인간을 부르면 귀신이 대답하고 귀신을 부르면 인간이 대답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소별왕은 이 총체적 난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진장 애를 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형에게 SOS를 요청합니다.
그러자 형 대별왕은 이승에 친히 와서 문제를 해결해주었습니다.
해와 달을 하나씩 쏘아 떨어뜨리고, 송피가루 닷 말 닷 되를 뿌려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식물들의 입을 막았으며
저울질을 하여 백 근이 되지 못하는 것은 귀신, 그런 것은 인간이라 규정지어 혼란을 막았습니다.
하지만 대별왕이 한 것은 이와 같은 자연의 법칙을 정해준 것뿐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별왕이 다스리는 저승은 규칙이 제대로 서는 깨끗한 세상이지만, 소별왕이 다스리는 이승에서는지금까지도 온갖 범죄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여기서는 전하고 있습니다.

[락지 기획팀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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