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약(靈藥) 암리타’와 ‘유해(乳海)의 동요(動搖)’는 인도신화 중 가장 중요한 모티브신화이다. 신들은 점차 세력을 불려 나가는 마족(魔族) 아수라의 도전에 은근히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메루산에 모여 비슈누신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었다. 이에 비슈누신은 불사(不死)를 보장해주는 영약 암리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아마도 이때까지 신과 마족들은 불사(不死)의 초능력을 가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영약 암리타를 만드는 태스크 포스팀이 구성된 것이다. 신과 마족과의 화해차원에서도 적절했을 것이다. 공유할 이익이 있으면 싸우지 않는게 인간이나 신이나 마찬가지다.
제조공정도 어마어마하다. 우선 바다를 솥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식물과 씨앗을 바다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만다라산을 막대기로 활용해 휘젓기 시작했다. 만다라산은 메루산 동쪽에 있는 산으로 비슈누신의 거처다. 휘젓는 막대기에는 바수키용을 휘감았다. 바수키는 뱀족 나가의 왕(王)이다. 아마도 유력한 세력인 나가족의 도움까지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용의 양끝을 붙잡고 신과 마족은 줄다리기를 벌였다.
이러한 작업은 사실 인도인의 일상사를 비유한 것이다. 이른바 버터와 요구르트를 만드는 작업을 신격화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때 비슈누신도 거북이 쿠르마로 변신해 신과 마족사이의 줄다리기에 끼여 든다. 휘젓는 막대기를 자신의 등으로 받쳤다. 휘젓기 작업이 절정에 다다르자 나무의 수액과 약초의 진액이 바닷물에 녹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다는 우유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드디어 영약 암리타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진짜로 재미있는 것은 암리타의 등장이전에 놀랄만한 종합선물세트가 있다는 점이다.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는 암소 스라바, 하늘에서 태양을 끄는 백마 우차이슈라바스, 어금니가 네 개인 성스러운 코끼리 아이라바타, 비슈누신이 목에 걸고 다닐 보석 카우스투바, 요정 아프사라스, 달의 신 소마 등 비슈누신의 드라마를 구성하는 소품(小品)과 조역(助役)들이 모두 등장한다. 그러나 역시 하이라이트는 불사의 영약 암리타였다.
마지막으로 신의(神醫) 단반타리가 영약 암리타를 든 단지를 안고 나타났다. 그러자 신들과 마족은 체면이고 위신이고 내팽개친채 이전투구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힘이 센 마족의 손을 들어 주었다. 하지만 그렇게 스토리가 끝났으면 최고신 비슈누의 시대는 없었을 것이다.
이에 변신의 천재인 비슈누신은 한가지 묘안을 짜냈다. 마족들일수록 여색(女色)에 약한 것을 알아낸 것이다. 이에 비슈누신은 절세미녀로 변신해 마족을 따라갔다. 그리고는 요염과 교태로 마족을 호린 것이다. 영약의 공정한 분배를 이유로 단지를 탈취하자 그대로 36계를 놓아 버렸다. 그때부터 신들은 불사의 능력을 갖게 되었다.
[참조] http://studybuddha.tistory.com/
[락지 기획팀 연재] |